茶仁의 視線
-
茶仁의 視線
용산을 생각하다: 기운의 자리, 권력의 자격
재테크에 관한 책은 언제나 인기가 높다. 한동안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이 대거 출간되면서, 입지 선정 과정에서 풍수 개념이 자주 언급되기도 했다. 그 요지는 이렇다. 모든 땅에도 생명이 있어 흥(興)하고 쇠(衰)하는 순환이 있기 마련이며, 그 주기를 잘 읽고 흐름을 타야 한다는 것이다. 옛 지명을 참고해 파악하다 보면 지리적 특징을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경학에도 눈을 뜨게 된다. 여기까지는 굳이 풍수학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학문에서 충분히 공감할 만한 상식이다. 풍수학적으로 ‘부자가 나는 지형’의 조건을 살펴보면, 배산임수(背山臨水)로 전면이 탁 트이고 안정된 터, 좌청룡·우백호, 명당수(明堂水)와 안락수(安樂水)의 조화, 곡(谷)이 있어 기운이 잘 머무는 곳, 바람이 세지 않고 막아주는 지형, 물..
-
茶仁의 視線
전쟁폭력 피해자의 상징, 평화의 소녀상
아주 당연하게 진실이라 알고 있던 사안이라 ‘위안부 피해자란 존재하지 않았다’ 등의 주장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아이는 좀 다른 듯하다. 우리 때만큼 이 문제를 당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다. 각각의 입장을 질문하고 논점을 확인한다. 그리고 극우단체의 주장에 근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위안부 피해의 사실이 무조건 날조된 거짓이며, 피해자의 증언 역시 거짓이라 그저 주장만 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이들은 자기주장이 따로 없으며, 지키고 싶은 진실도 있지 않고 누군가의 그늘에서 홍위병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아이가 스스로 읽는다. 그러면서 내게 왜 이들 극우자들의 언행에 화를 내고, 우려하는지 묻는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
-
茶仁의 視線
세상을 바꾸는 힘, 중용 23장
3년째 새벽 4시 30분 즈음, 어김없이 카톡 알람이 울린다. 어떤 날은 그날의 다짐 같은 아주 간단한 한 줄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사진을 곁들인 안부이기도 하다. 어느 날은 축구에 관한 내용도 있고, 최근에는 새벽기도에 관한 내용이다. 동일 종교 신앙인이 아닌 경우에게는 거부감이 들 내용이겠으나, 꾸준히 이어진 행태 중 하나라 그 한결같음에 내용을 떠나 오늘도 일정한 시각에 도착한 문자에 절로 감탄 먼저 한다. 내 주위에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정치인이기도 하고, 교육가, 사회사업가, 문화예술인, 행정가, 기업인, 각 분야 전문가 등 업종도 다양하다. 또 야심에 찬 다짐에 이어 이들이 보여주는 양태도 또한 다양하다.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도 없어 보일 만큼 대단하..
-
茶仁의 視線
허구가 아닌 현실의 확장,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대세다. 어디를 가나 메타버스에 관해 말한다. K-방역과 K-문화에서 새로운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대한민국이 4차 산업 기술의 총합인 메타버스 논의에서 빠질 수 없다. 한 외국 메타버스는 시가총액이 580억 달러(64조 원)에 이르며 활발히 사업이 진행됨에도 세계의 이목은 유독 한국의 메타버스 시장에 쏠린다. 이후 향방을 한국을 통해 가름 새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어느 한 부분에서는 선두, 기준, 표준이 되어가는 듯하다. 또 같은 이유로 우리의 제시가 세계이웃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우리 자신을 속이는 허위는 걷어내야 할 책임도 생긴다. 메타버스란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 간..
-
茶仁의 視線
코로나19, 아이들도 재난 중이다
같은 학년 중학생으로 구성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주 톡콘클래스를 진행해왔다. 벌써 1년하고도 반년이 더 지났고, 아이들은 2주간의 기말 수행평가를 치른 후 여름방학을 맞았다.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곤 했을지도 모르겠다. 학교에 무슨 변고라도 나기를 바라곤 했던 학창 시절의 부질없던 바람이, 이 아이들에게는 일어나고 말았다. 지난 중간수행평가는 취소가 되었고, 이번 기말수행평가는 시험 도중 연기되었다. 시험 첫날, 등교했던 아이들이 시험을 치르다 말고, 이유를 모른 채 귀가하였고, 이후 시험은 무기한 연기된다는 안내 문자만 받은 상황에서, 그날 저녁이 되어서야 뉴스를 통해 전후사정을 알게 되었다. 일명 ‘홍대발 원어민강사 코로나19 집단감염’이었고, 백신접종과 개인 방역을 잘하면서 ..
-
茶仁의 視線
세월호 7년
외부활동이 자유스럽지 않은 코로나 19시기여서 인근의 아이들 몇몇을 모아 톡콘클래스를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했다. 한 학기 정도 진행될까 했던 수업이 1년을 훌쩍 넘었고 이 수업을 통한 아이들의 생각도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참 애착이 간다. 톡콘클래스는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하며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나누고, 이를 통해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목적에 부합하도록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해 각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로 담아내는 작업이다. 어떤 친구는 소설을, 어떤 친구는 웹툰을, 어떤 친구는 영상을, 어떤 친구는 시나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한다.한 아이가 최근 학교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된 아이들이라 세월호 사건이 있던 해는 초등학교 ..
글과생각
-
글과생각
블랙아웃
읽은 것이 기억나지 않고, 문득문득 내 의식과 상관없이 자동적인 언행을 할 떄가 있다. 멈추지 못하는 순간, 대외적으로 깨어는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의식이 깨어있지 않은 상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이탓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30대인 후배도 회사에서 블랙아웃이 되는 경험을 종종한다고 한다. 그 친구나 나나 알콜의 문제도 없고, 두부 손상을 입은 적도 없고, 발작성 질환이 있거나 혈당의 문제를 갖고 있거나 호흡이나 심장, 약물에 관한 문제도 없다. 종국 트라우마나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나의 경우는 트라우마에 의한 것일 수도, 스트레스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수면부족도 이유일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내 경우에는 높다. 수면부족에 시달린다는 대표적인 직군인 의사들의 평균수면 시..
-
글과생각
다래끼
2월 말에 다래끼가 났는데 5월 말인 지금까지 안 낫는다. 처음에는 그냥 두면 낫겠지 하는 생각과 정말 병원문을 여는 시간에 병원 갈 짬이 나지 않아 그냥 두다가,너무 낫지 않아 3월 초에 병원을 찾았다. 의사 왈, 잘 자고 푹 쉬어야 낫는다며 혹 일이 피곤하냐고 묻는다. 그 말에 "앞으로도 계속 피곤할 예정"이라고 받으니 병원 사람들이 웃는다. 위치만 옮겨가며 재발하는 다래끼 때문에 몇 달동안 눈이 뿌옇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체력이 달리는가 보다... 또 여전히 내가 괜찮지 않은가보다...
-
예윤에게
중학생활을 마무리하는 날, 예윤에게
처음부터 계획대로 시작된 중학생활이 아니었음을 안다. 또 예기치 못한 일들로 기대했던 중학생활이 이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성장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오늘의 네가 자랑스럽다. 사람들은 말한다. 딸을 정말 잘 키웠다고. 그런데 엄마는 알고 있다. 너를 잘 키운 것이 아니라 네가 잘 자라주었다는 것을. 그래서 매순간 놀라고, 늘 감사하고, 또 불안과 걱정에 앞서 너를 우선 믿는단다. 엄마가 느끼는 불안은 안쓰러움의 다른 표현일 뿐이고, 걱정은 엄마가 기다려야만 하는 꼭 필요한 시간들을 기다리지 못하고 개입을 정당화하는 섣부른 조바심일 뿐이다. 그저 너보다 먼저 출발한 엄마의 삶을 통해 말해야 하는 것을...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엄마를 향해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다 자신감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