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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仁의 視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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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성을 지닌 저널리즘 뭔가 이상하다. 상식적인 수준에서도 의구심이 들 내용인데 기사의 논조는 너무도 확신에 찼다. 논점이 배제되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따옴표 기사가 넘치고, 기사가 창작물이 아님에도 추정 기사가 도를 넘는다. 신뢰와 권위를 얻기 위해 활용하는 전문가의 인용조차 의도가 뻔히 드러나 보이는, 국민을 우민으로 대하는 하수의 프레임이다. 의도가 개입된 기사를 제외하고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폭넓은 상식과 취재 등으로 ‘기자로서 최소한’을 기대하는 것마저 ‘직장인’의 한 모습으로 기자의식 없음을 당연하게 보여주는 일면에서 허탈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주장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그저 특권의식의 한 면임을 깨닫지 못함에 한탄한다. 기자가 게으르고, 무식하고, 무책임하다. 취재도 안 하고,..
코로나19가 낳은 또 하나의 비극,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고립 근래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특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을 바탕으로 기업을 일군 사업가부터 사회단체, 학계, 정계에 계신 분들까지 다양했다. 과거 내가 갖고 있던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던 이미지는 그 자체가 가진 한계라기보다 그렇게 불리는 특정 개인들의 자질과 역량의 문제에서 비롯된 편견이 아니었나 싶었다. 편협하고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나 역시도 그 단어의 사용을 피해 ‘휴머니스트’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아무리 원하는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정반합의 원리로 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전략임을 이해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석은 어쩔 수 없다. 어쩌면 여성으로서 내가 이 ..
‘지켜야 할 원칙’이란 것이 있는가? 비교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편이다. 최근 코로나 19 상황으로 공동 관심사가 좁혀지다 보니 더 다양한 사람들을 같은 이유로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조금 시간이 지나자 굳이 사람을 가리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더 자주 어울리게 되면서 또다시 그룹이 형성되었다. 사업에서도 유유상종이 통한다고 해야 하나… 비즈니스는 개인 성향과는 별개로 필요에 의해 시작되기 마련이라 각 분야를 망라해 진행되다가도 어떤 결정적 순간에 이르게 되면, 이들 집단 간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그건 본인이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에 관한 원칙을 갖고 있느냐, 나아가 그 원칙을 지켜 나가고자 타협하지 않아야 할 선을 고수하는가 하는 여부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신용’을 매..
평화는 비폭력 갈등해결의 반복과정이다 평화통일을 말한다. 사람들의 반응에서 통일이라는 단어가 참 공허하다. 마치 국제정치가 우리의 삶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어서 쓸데없다 생각하지만, 면전에서 왜 그것을 전공하는가 질문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아마 우리의 삶과 직접 관련이 없다 느끼는 것이어서 다른 세상의 일인 것처럼 간주하는 듯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인식은 ‘평화’보다는 ‘통일’에 방점이 있던 문화 속에 강제된 비민주적 교육의 서글픈 결과다. 평화는 전쟁과 다음 전쟁 사이의 간극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갈등의 극단적 발현이 전쟁임을 감안하면, 우리의 삶과 세상은 갈등과 평화의 반복으로 이어진다. 비단 전쟁이나 폭력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시스템을 확보한 상태다. 종국 평화를 위한..
​​우리도 조국이 될 수 있다 조국 장관 임명 과정을 8월부터 지금까지 지켜보며 각각의 입장에 선 무리들의 행태들을 살피고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과연 이들이 문제제기를 할 자격이 있는가, 뻔뻔스럽게도 제 눈에 대들보가 있는 자들이 남의 눈에 티끌을 침소봉대하는 작태에 혀를 내두르며 이들의 파렴치함이 불치의 수준임을 다시 확인한다. 뜬금없는 검찰의 조사는 자성 기능을 상실한 엘리트 기득권층의 독선과 아집의 관성에 가속도까지 붙어 돌이키기 어려운 길로 접어들었다. 이 모든 과정을 비판적, 객관적 시선은커녕 기계적 중립조차 지키지 못한 채 어느 일방의 프레임에 놀아나는 도구가 되어 부화뇌동하는 언론을 본다. 각각의 셈법은 달랐겠지만 이해를 함께 하는 한 점에서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공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자연..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모처럼 출판업을 하는 분을 의외의 공간에서 만났다. 그분 역시 강남의 모임에서 같은 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웠나 보다. 소개자가 인사하고 자리를 옮기자마자 일면식도 없는 내게 그 출판사에서 이번에 출간한 신간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 심정을 이해하는 바여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너무 읽지 않아 책도 팔리지 않으니 출판업이 사업이 아니라 사회 환원 차원에서 하는 사회사업이 되었다 말한다. 사명감으로 하는 일이라면서도, 그 출판사는 저자와 계약한 지 10년 만에 원고를 받아 작업한 이번 신간에 3억 8천만 원이라는 비용을 들였다 한다. 기껏 400부 남짓 팔릴 철학에 관한 인문서였다. 그럼에도 그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책..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요즘 고민하던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 최근 ‘증인’이라는 영화를 보며 위로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후기처럼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힘을 주는 영화”였다. 영화는 고요한 마을에서 한 노인이 사망한 사건에서 시작한다. 사인이 자살인가 타살인가 여부를 두고 법정공방이 일고, 이 가운데 유일한 목격자 지우의 증언이 증거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에 초점맞춰진다. 피의자가 무죄라고 믿는 변호사는 지우의 자폐성향을 정신질환이라 서슴없이 말하며 우리의 편견에서 한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 마치 우리와 지우는 다르다, 다름의 기준이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되는 것처럼. 우리는 편가르기에 익숙하다. 종종 나와 다름을 구분지으며 내가 속한 집단이 정상이고, 우성이길 바란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너무도 명..
부모되는 도움 요즘 보도되는 기사를 보고 있으면 끔찍하다. 친자식을 학대하고 살해하고 또 그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는 방법을 듣고 있노라면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뭔가 사회 부조화 속에 만들어진 왜곡된 친권과 양육방식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개인은 사회의 생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될 준비를 하고 부모가 되는 경우가 현대는 드물다. 과거에는 두 집안의 결합과 그 결과로 이어질 다음 세대로의 대물림을 위해 자식을 본다. 그러니 두 집안의 조화를 보고 혼인 당사자의 사주를 맞추며 택일을 하고, 길일을 가려 합방하고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하게 하며 태교하고 양육한다. 그 자식은 가문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리가 있고 그런 구조 안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교육과 사회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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