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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仁의 視線/읽거나 보고 듣고 느낀 후

음모일지 모른다? 팩트를 보라

‘모비딕’이라는 영화가 있다. 뭔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사건들이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획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자가 우연히 알게 된다. 진실을 파헤쳐갈수록 더 많은 사건들을 만나고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어간다. 그 어느 것도 분명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분명한 하나는 계획된 이런 사건들을 우선은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배후나 의도에는 근접하지 못하더라도.

영화에서는 그 배후나 의도가 정권을 잡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목적에 맞는 정권을 길들이고 충성할 정권을 지지하는 형태로 표현된다. 표면에 드러나는 위정자들은 어떤 측면에서는 충견이자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이다. 실질적 권력자들은 그들의 이익을 확대할 시스템을 공고히 하고 얻으면 그뿐, 그 안에는 국가나 민족의 개념은 없다.

언론인이 주인공인 이 영화에서는 정확히 실체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이 파악해낸 계획을 기사화하지 않으면 사실이 되어버릴 지도 모를 현실에 이들이 선택하는 마지막 장면이 있다. 오보를 내더라도 비극을 막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치 일이라고 믿는 기자와 그를 은근히 돕는 데스크. 마치 ‘나는 꼼수다’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을 소설이라고 떠들던 일들을 떠올린다. 최근 김정남 사건을 포함해서.

18대 대선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이 지나친다. 불분명한 것은 음모가 되어버리는 사이가 비어있는 팩트의 나열. 무엇이 진실인지 확신할 수 없고, 누가 진심인지 알아볼 수 없다. 사회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이 모이고, 소위 꽤나 한다는 위치에 계신 분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럴 때는 가장 기본적인 것, 원칙이라고 믿는,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믿는 미래와 가치와 신념에 귀를 기울이라. 그것을 얼마간의 돈으로 바꾸지 마라. 무심코 여겼던 소소한 남의 돈이 곧 고리채의 빚으로 나의 목을 조를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삶은 현실의 경제 안에서 아웅다웅하며 오늘을 살지만, 정치는 오늘을 바탕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로 한발자국 내딛게 하는 교두보다.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는가? 불안한가? 색깔을 막론하고 꼰대들이 결집하고 있다. 나는 이들이 만들어온 그리고 앞으로 만들 세상이 두렵다. 모비딕이 연상된다. 국가는 버리고 갈 하찮은 국민은 존재하지 않음을, 버리고 가도 되는 나의 이웃은 존재하지 않음을 믿으라. 그 세상 안에 나와 내 아이들이 속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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