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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Dain's Insights

대학도서관이 지역민의 생각을 끌어야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을 매개로 해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이 파생된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읽은 책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한 공간, 읽은 책으로 생각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등 시각 및 청각적인 분야를 모두 포함한다면 문화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전파하기 위한 공간으로 정의할 수 있을 듯하다. 요즘 도서관은 시청각자료도 포함하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기 위해서는 좋은 책을 골라 구비할 수 있는 사서의 안목과 자금지원이 전제될 것이다. 물론 도서관이라는 공간적인 부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지만, 공간만 마련된다고 모든 곳이 도서관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위의 전제가 충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여야 도서관이 활기를 띠고 또 더 노력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되는 것이다. 이에 도서관에서는 독서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민과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매개로 한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더 나아가 교양 있는 지역민의 문화사랑방의 역할도 할 수 있다.

책은 사람이 기록한 거의 모든 것에 관한 역사다. 자연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고, 문화일 수도 있고, 서술하여 남길 수 있는 모든 것에 관한 기록이다.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읽은 것을 잘 기억해 유식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나와 너를 그리고 우리 모두,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이해하고 생각하고 현재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앞으로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주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다.

생각하지 않는 책읽기는 제대로 된 책읽기가 아니다. 아울러 나의 생각을 강요하는 책읽기 역시 제대로 된 조언자의 역할이 아니다. 독서지도를 한다는 사람들이 쉽게 저지르는 오류다. 자칫 독서인의 생각을 편집하려는 오지랖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답하지 말고 질문을 하되 스스로 생각해 자신만의 답을 찾도록 그냥 두고 기다려라. 이미 서가에 구비하고 정리해 놓은 책만으로도 사서의 생각은 반영되어 있다.

초등학교를 전학하고 제일 먼저 떠오르는 행복했던 기억은 학교 내에 아주 큰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기 위해 한 시간은 가야 했던 인근 도서관을 찾지 않아도, 졸업할 때까지 다 읽지 못할 만큼 충분히 많은 책이 있는 학교도서관이 있어서 좋았다. 몇 분의 틈만 나면 도서관으로 달려가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그 안에서 만난 친구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새삼 교내도서관을 짓자는 의도로 꺼낸 말이 아니다. 현재 여건에서는 실현하기 쉽지 않은 생각이기도 하다. 단지 가까운 곳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아울러 이미 학교가 갖고 있는 도서관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초등학교든,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대학교든. 특히 평생교육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이라면 지역민의 문화공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학교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충분한 투자가 된 도서관과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대학은 직업인을 양성하는 직업훈련원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지역민과 소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학문적, 문화적 밑거름이 되어 생각을 키워내는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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