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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Reset

Reset : 이별의 시작

Reset : 이별의 시작

 

여자가 이별을 먼저 말했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님을 알기에 

남자는 여자를 오랜 시간 붙잡다가 결국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서로 간간히 안부를 묻다가 서서히 빈도가 낮아질 거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연스레 잊혀 갈 거라며 

힘들게 연락 끊으며 억지로 선을 긋지는 말자 했다

그러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여자의 모든 연락에 반응이 없다.

 

문의에 곧장 오던 답이 더 이상 오지 않고

상투적인 이모티콘 확인도 몇 주가 넘도록 확인되지 않는다.

안부가 궁금해 늘 그의 그림자 주위를 기웃거리던 여자는 당황했고 마음이 아팠다

그의 마음에서 완전히 여자를 지우려는 남자의 의사표현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여자는 다만, 시간이 필요했으나

남자는 여자의 시간을 이해하지 못했다.

 

남자의 사랑은 주위의 공기였고, 여자의 사랑은 일상의 삶이었다. 

한 남자와 그리고 한 여자와 무수히 많은 이별과 재회를 경험했던 서로의 시간들

그때마다 현실이 아니길 기도하며 속으로 삼키던 원망의 말.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기에
여자는 자리를 내어줄 수 없었다 말하고
 

여자가 자리를 내어주지 않아서
남자는 떠날 수밖에 없었다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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